누리호 5차 발사 성공, 왜 한 기는 못 나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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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한 누리호는 목표 궤도인 고도 약 575km에 정확히 안착했다. 역대 발사 중 처음으로 예정된 시각에 이륙했으며, 계획보다 2초 빠르게 고도를 통과하는 등 정시 발사 역량을 입증했다. 이는 발사체의 반복 운용 역량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모든 위성이 순조롭게 우주로 나간 것은 아니다. 이번 발사에는 주탑재 위성 5기와 부탑재 큐브위성 10기, 총 15기가 실렸다. 이 중 14기는 정상 분리됐지만, 제주 해양쓰레기를 관측하는 임무를 띤 쿼터니언사의 퍼샛02(PurSat-02) 1기는 사출되지 않았다. 원인은 사출관 뚜껑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사체는 정상적으로 사출 신호를 보냈지만 위성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사출 실패가 누리호 발사체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위성 제작업체가 준비한 사출장치의 문제라고 공식 밝혔다. 따라서 발사 임무 자체는 성공으로 판정했다.
나머지 큐브위성 9기는 무사히 분리됐다. 발사체와 위성의 관계가 마치 택배 기사와 포장재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기사가 제 시간에 도착했지만, 박스 뚜껑이 열리지 않아 물건을 꺼내지 못한 셈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해당 위성이 업체별로 구매하거나 제작하는 사출장치 문제이므로 발사 성공 여부와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발사의 하이라이트는 정시 발사와 다중 위성 분리였다. 1차 발사 실패 이후 4회 연속 성공을 거두며 누적 성공률 80%를 달성했다. 특히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35~40초 간격으로 순차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발사체 3단이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는 고난도 기동을 수행했다. 저충격 분리 기술과 발사 각도 조정을 통해 역대 최다 위성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발사 후 121초 만에 고도 66.5km를 통과하며 1단 분리 및 2단 점화를 완료했다. 계획보다 2초 빠른 시간이었으나 고도 오차는 500m 이내로 유지했다. 발사 12분 26초쯤 목표 고도에 도달하며 임무를 마쳤다. 남극 세종기지와 해외 지상국과의 초기 교신도 차례로 성공하며 위성이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초소형 군집위성 2~6호는 발사 직후 남극 세종기지 및 스발바르 지상국 등과 교신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민간 주도의 실체화다.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이 발사통제센터 관제 콘솔의 약 4분의 3을 직접 운용했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진행되던 발사 운용이 민간 기업 중심으로 한 단계 더 진전된 것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가 말뿐이 아닌 실제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생태계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 항목 | 누리호 5차 발사 내용 |
|---|---|
| 발사 시각 | 2026년 10월 7일 12:25 (정시 발사) |
| 탑재 위성 | 총 15기 (군집위성 5기, 큐브위성 10기) |
| 성공 여부 | 발사 성공, 위성 14기 분리 (1기 사출 실패) |
| 민간 참여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제 콘솔 75% 운용 |

누리호는 아파트 15~17층 높이인 47.2m의 거대한 로켓이다. 부품 수만 37만 개에 달한다. 이 로켓 내부에는 영하 183도의 액체산소 탱크와 영상 3300도의 엔진 연소실이 불과 수 밀리미터 두께의 벽을 사이에 두고 공존한다. 1단에는 75톤급 엔진 4기가 묶여 300톤의 추력을 내는데, 이 엔진들이 0.1초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점화되어야 한다. 균형이 조금만 깨져도 로켓은 공중에서 뒤집힌다.
이런 극한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기술이 100% 국내 기술로 구현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나로호가 러시아 기술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누리호는 설계부터 발사 운용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실용급 위성을 스스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37만 개의 부품 중 나사 하나만 잘못되어도 폭발할 수 있는 종합 공학의 결정체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2027년 하반기에 6차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203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 발사를 통해 발사체의 신뢰성을 높이고, 2030년 달 착륙선 발사 등 더 먼 우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5차 발사는 기술 실증을 넘어 상업적 발사 서비스 체제로의 진화를 보여준 사례로 남을 것이다. 임무를 마친 3단은 충돌 방지를 위해 잔여 가스를 배출하는 후속 조치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