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투자 압박, 미국 중간선거와 얽힌 진짜 속사정
댓글 0
포스트 내용에 대한 의견이나 질문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답글과 좋아요는 로그인한 사용자 기준으로 기록됩니다.
이전 글과 다음 글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Loading Services...
포스트 내용에 대한 의견이나 질문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답글과 좋아요는 로그인한 사용자 기준으로 기록됩니다.
현재 글을 기준으로 앞뒤 글을 바로 이동해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2026년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 공화당의 텃밭이던 알래스카가 이번 선거에서 초접전 경합주로 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규모 투자를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13%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하지만 2026년 중간선거 상원의원 선거 판세는 완전히 달라졌다.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의원과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공화당으로서는 상원 과반 사수를 위해 알래스카 민심을 잡을 초대형 경제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알래스카 현지에서 한국의 신중한 태도를 '내부 정치 문제'로 깎아내리며, 사업 성사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알래스카를 직접 방문해 설리번 의원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외신 인터뷰에서 한국 내 정치적 역학관계를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워싱턴에서는 '조율할 부분이 있다'며 유연한 태도를 보이던 것과 달리, 현지에서는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백악관 행사에서 한국이 관세를 낮추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투자 확정처럼 발표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정치 구호로만 끝나지 않는 이유는 물리적 난관 때문이다.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항구도시 니키스키까지 약 1,300km 길이의 가스관을 깔아야 한다. 이는 한반도 길이의 1.5배에 달하는 거리다. 문제는 경로 대부분이 영구동토층이라는 점이다. 기후 변화로 땅이 녹고 얼어붙는 과정이 반복되면 파이프라인이 변형되거나 지반이 침하할 위험이 크다.
공사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전체 사업비는 445억~545억 달러(약 60조~74조 원)로 추정된다. 미국 멕시코만 연안의 일반 LNG 프로젝트와 비교하면 단위 비용이 두 배 이상 비싸다. 특수 강관 구매 비용만 약 20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에 달한다.
| 구분 | 알래스카 LNG | 멕시코만 LNG |
|---|---|---|
| 아시아 운송 시간 | 7~9일 | 20~22일 |
| 건설 단가 | 매우 높음 | 일반적 |

알래스카 LNG는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미 1980년대 전두환 정부와 1990년대 노태우 정부 시절, 미국 측의 제안으로 경제성 검토가 진행됐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막대한 금융 부담과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구매 의사가 없다고 거절했다. 엑손모빌 같은 글로벌 석유 기업들도 참여와 철수를 반복하며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 사업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알래스카 남부에서 동아시아로 LNG를 운송하면 7~9일이면 도착한다. 파나마 운하를 거쳐야 하는 멕시코만 경로(20~22일)보다 절반 이상 빠르다. 알래스카 북부에는 이미 약 7억 톤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으며, 지난 50년간 석유 채굴 시 나오는 가스를 지하 압력 유지용으로 땅속에 다시 밀어 넣었던 것을 꺼내 팔겠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본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와 달리 한국 정부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양국이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가능성을 모색하는 수준의 양해각서 단계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선거용 압박에 휘둘리지 않고 기술적, 경제적 리스크를 철저히 따져 최종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